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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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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퍼주는 목사
류주헌 목사 2013.5.20 조회 114

어머니의 사랑은 자식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밥상을 차리는 것으로 가장 잘
표현됩니다. 예전 우리 어머니들은 자식에게 식은 밥을 먹이지 않기 위해서 방구
들에다 밥공기를 이불로 덮어놓고 자식을 기다렸습니다. 설사 자기는 굶어도 자
식 입에 음식 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어머니들에게는 기쁨입니다. 떨어져 사는
자녀에게 어머니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밥은 거르지 않고 다니느냐?”는 것이
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젖으로 죽으로 밥으로 먹이는 일을 해왔던 터라 어른이
다 된 자녀들에게도 어머니는 끼니는 거르지 않고 다니는지 염려합니다. 한국에
“밥 퍼주는 목사”로 잘 알려진 목사님이 계십니다. 가난한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사역을 하시는 분입니다. 저는 한 편으로 모든 목사님들이 영적인 의미
에서 영적인 자녀들에게 밥을 지어 주는 어머니와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목사가 해주는 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교우들이 있을 때 군것질이나
단 것은 잘 먹으면서 밥 먹기를 싫어하는 자식을 가진 어머니의 심정이 이런 것
이 아닐까 생각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라도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
기 위해서 아이들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어머니들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우린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먹고 하루만 굶어도 배가 고파 견디지 못하면서도 영적인
양식에 대한 식욕은 왜 그렇게 없는지 생각해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
교회의 교우님들 대부분이 주일 날 한 번 교회에 출석하여 설교를 듣는 것이 다
입니다. 즉 일주일에 겨우 한 끼 식사를 하는데 그것도 먹는 둥 마는 둥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직접 성경말씀을 읽는 것이 식재료
를 직접 먹는 것과 같다면 설교는 식재료를 먹기 쉽게 요리를 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양가가 있는 양식을 얼마나 제대로 요리하여 교우들로 먹게
하느냐가 설교자들의 관심사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일주일에 네 번의 밥상이
차려집니다. 그러나 주일예배를 제외하고는 그 밥상에 둘러앉은 자녀들은 지극히
소수입니다. 목사는 같은 정성을 가지고 꽤 많은 시간을 들여 나름대로 정성스럽
게 밥을 차리는데 영적 자녀들은 그 밥상의 귀함을 잘 모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차려준 밥을 먹는 것이 중요합
니다. 군것질이나 외식도 한두 번이지 입에 달다고 늘 사탕이나 쿠키를 입에 달
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건강을 해칠 뿐입니다. 교우님들 중에는 참석하지 못한
예배의 설교 CD를 집으로 가져가서 듣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그런 수고를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외에는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이 없음에도 불구하
고 한 마디로 밥에 관심이 없는 교우들이 많습니다. 어머니만큼 자식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영적 생명이 있는 사람들만 영의 양식에 대한 입맛이
있기에 영의 양식을 사모합니다. 만약 우리가 오래 동안 영의 양식을 섭취하지
않고도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의 상태는 실로 심각한 것입니다. 오늘도
어머니는 자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밥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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